1970년대 초 서울 인사동 골동상들 사이에서 한 '독일인 손님'이 눈길을 끌었다. 값나가는 도자기나 그림은 쳐다보지 않고 낡은 인장(印章)만 찾았기 때문이다. 그것도 왕실이나 유명 예술가들의 인장이 아니라, 선인들이 편지를 봉할 때 봉투에 찍는 '봉함인'(封緘印)에만 관심을 쏟았다. 도장 주인이나 새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봉함인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였다. 1971년부터 8년간 주한 독일문화원 부원장으로 일한 페터 훼셀레(75) 박사였다.
훼셀레 박사 부부는 지난달 국립민속박물관(관장 천진기)에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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